자작글-021

길을 걷다

인보 2021. 8. 9. 23:40


길을 걷다/호당/   2021.8.9
수만 갈래의 길이다
길이 아니면 가지 말라 
선현의 말
나는 길을 걸으면서 생각한다
이 길이 내 길이 되기 위해선
길을 낸 이의 마음을 헤아린다
그 길의 종점에 맺힌 
붉은 사과 하나 
어떤 것을 고를까
같은 길이라도 
제 마음에 먹물이 베거나
가시가 돋거나
쓰레기 잡것이 베거나 하여
궂은 날씨를 걸으면 
헛길을 걷는다
다른 길을 걷든
같은 길을 걷든 
걷는 각도와 속도와 
마음에 낀 길에 따라
걷는 모양이 달라진다
바른길을 걸으라는 말에
내 마음의 색깔부터 두드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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