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호당/ 2021.8.9 수만 갈래의 길이다 길이 아니면 가지 말라 선현의 말 나는 길을 걸으면서 생각한다 이 길이 내 길이 되기 위해선 길을 낸 이의 마음을 헤아린다 그 길의 종점에 맺힌 붉은 사과 하나 어떤 것을 고를까 같은 길이라도 제 마음에 먹물이 베거나 가시가 돋거나 쓰레기 잡것이 베거나 하여 궂은 날씨를 걸으면 헛길을 걷는다 다른 길을 걷든 같은 길을 걷든 걷는 각도와 속도와 마음에 낀 길에 따라 걷는 모양이 달라진다 바른길을 걸으라는 말에 내 마음의 색깔부터 두드려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