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저녁 무렵

인보 2021. 8. 8. 11:02


저녁 무렵/호당/2021.8.8
하루를 마감하는 모든 사람이 
꾸역꾸역 개찰구를 빠져나온다
반겨줄 가족이 웃음 띤 얼굴이다
새들도 배 채웠으니 잠자리를 찾아
떼 지어 날아간다
나는 대로 한 모서리에 과일 푸성귀
노점상을 펼쳐놓고 하루를 버틴다
흘깃흘깃 눈 맞추는 이 드물고
나는 얼굴보다 발끝의 방향만 본다
삼복더위 섭씨 37,8도
땀 흘리는 것은 
나로부터 힘을 빠지는 것이다
이것쯤은 견디고 버텨야지
토끼 같은 애들 여우 같은 마누라
눈망울이 얼른거린다
돌아갈 실속이 적구나
맥빠진 손으로 주섬주섬 판을 거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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