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꽃/호당/ 2022.2.19
밖에는 사랑의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이런 날 호박벌을 품고
노닥거리면 비를 맞아도
좋으련만 나는 우수에 잠겼다
아니 밤마다 그 우아한 호박벌이
내게 윙윙 소리 죽여 가며
다가오는 듯한 망상으로 지새운다
낮에 태양을 보기 부끄러워
고개 숙이고 있을 때
호박벌이 내게 오고 있잖니
가슴 펄떡거리며 한껏 요염한
몸짓으로 그를 맞았지만
겉옷만 슬쩍 스치고
내 준비한 꿀단지는
거들떠보지 않고 날아갔어요
이건 짝사랑의 비애다
찬 이슬 맞고 어느 풀숲에서
떨고 있다
이건 허무한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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