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연한 척/인보/ 2022.10.8
오늘부터 홑몸이다
고등어 한 손이 반쪽
더운 여름 고등어를 밖에 두면 상한다
어쩔 테냐
혼자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다
혼자 썩지 않으려면 방부제 같은
처방이 필요하다
수영장에 들어가서 퍼덕거린다
어디 가든 내 처지는 혼자가 외롭다
어! 그럴듯한 또래 여인이 풍덩
잇따라 풍덩풍덩.....
수영장엔 음이온으로 가득하다
여기서 듬뿍 기를 받아 생기를 찾는 거야
용기를 내야지
음이온을 마실 수 있겠다
수영 잘하시네요
저는 수영이 서툴러요
호호 단번에 능숙할 수 있겠어요
자주 오십니까
일주일에 두세 번 와요
이렇게 되면 방부제를 쓸 일 없겠다
혼자 소파에 있거나 식탁은 외롭다
수영 시범도 보여 주겠다
그만 앞서 나갔다
오늘 시간 내어주시겠어요
수영법 가르쳐 주셨는데
호호 성질 급하시다
석쇠 고등어가 완전히 있거든요
혼자 썩으라는 법은 없다
방부제도 냉장고도 쓸 일 없어질 것 같다
어디 가든 태연한 척 더 용감해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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