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인쇄기의 반란 /인보/ 2022.11.6 컴퓨터 자판기는 매일 때려 화면의 얼굴은 시시각각 바꾸어 반긴다 인쇄기는 늙고 싫증을 부려 인쇄 종이를 물고 놓지 않는다 두 친구는 언제나 내 곁에서 내 비밀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다 혹사당한다 느낀 그들 골탕 먹이면 할 수 없어 고스란히 당한다 얌전히 인쇄해주다가 종이 무는 것으로는 한이 차지 않아 인쇄 여백을 달리하고 시치미를 뗀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달래고 토닥거려 작동을 독려하는 것뿐 결국 상담사는 한 시간여 제자리를 붙들게 했다 토라진 마음 돌리는 것은 사근사근 대접하고 함부로 다루지 않는 것 내 무지가 백기를 들고 흔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