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빙기/인보/ 2023.1.11
북극곰 잠시 비켜 둔 자리
냉큼 차지한 봄 아가씨
치마 휘감자 포근해
해빙합니다
삶의 고지 90령
미적거리는 걸음으로
만나면
식지 않은 형제애는
후끈 달아오릅니다
대구탕이 끓는다
거기 내 맘도 끓이면
엄마 아버지가 하늘에서
삶의 울력을 실어주는 듯
기운이 실립니다
형님 형수가
나무늘보의 걸음으로
골목을 빠져나갑니다
부랭이 골이 얼른거립니다
신골 응달 해빙 안 된
얼음 한 점 망막에 비춥니다
삶의 해빙기는 올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