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3

폭포

인보 2023. 1. 20. 16:11

폭포 /인보/  2023.1.20

상선약수란 말이 아주 듣기 좋은 말
입이 얼어붙고부터 꾹 다물었다
그래도 그 속성까지 변치는 않지

흰 거품을 가르며 알알이 부수어 
곤두박질하기도 한다 
어떤 모습으로 변하더라도 본성을 
잃지 않아 
생각이 굳어지고 
입 안이 얼얼해지고
새소리는 얼어붙고 
하얀 속살이 굳어간다

말랑말랑함은 연하다와 통하는 말
굳다 고딕체이면 좀 딱딱한 성격
유연한 곡선일 때 어여쁜 여인과 
맘을 나눌 수 있는 분위기였다가 
고딕체의 마음이 되면 손톱도 
안 들어간다

수염에 고드름 붙고 처마 고드름이 달릴 때
폭포는 흰 이빨 드러내 시리디시린 
언어가 굳어 누가 감히 접근하겠는가
폭포의 변태는 자연에 
잘 순응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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