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회생 /인보/ 2023.1.20 한창 꽃봉오리 부풀다 된서리 맞아 폭삭 삶겼다 어둑한 귀청을 더 맑게 하려 단물 한 컵 마시고 기다리다가 전화벨은 흐릿한 독침이 실려 귀청이 먹먹해졌다 붉은 입술 다가가 막 입 맞추려는 그때 윽박지르는 이리떼에 그만 실패한 입술처럼 그냥 입맛만 다시고 아쉬움을 이기지 못해 방황한다 영영 살아나지 않을 듯한 귀청에 딱지는 굳을 듯 미련만 남는다 된서리 맞아 살아나는 풀꽃도 있지 다시 전화벨을 보냈더니 귀청은 살아 있다고 한다 그래도 의심이 풀리지 않아 확인 동사무소 직원이 알뜰히 설명하고 보증서를 받아왔다 굳어질 듯한 귀청이라든가 무안당한 입술이 다시 활기를 띈다 굳은 꽃봉오리는 부풀어가 기사회생은 봄날을 맞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