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3

졸수

호당의 작품들 2023. 1. 23. 14:23




졸수/인보/  2023.1.22

인터불고 호텔은 
인파로 득실거린다
설날 연회를 열거나 
저녁 한 끼 즐길 자들

내가 뿌린 민들레들 
졸수를 축하한다고 
한 덤불로 모여 
케이크를 자르고

이 자리를 있게 한 
내자의 내조로 이룬
시원지는 나 아닌 
내자의 몫이 크다
삼 형제는 내가 커 온 
내가 공부하던 
그런 아린 시련을 
애들도 겪고 키워낸 
내자의 공이 크다

졸수는 오래 산 훈장이 아닌 
문명의 힘에 살아 온 것 
애들에게 기쁨도 비애도 아닌
그저 동전 앞뒤가 되었으면 한다 

졸수는 요행이다
콩 빻는 디딜방아 호박에서 
요리조리 잘도 피해 
끝까지 빻아지지 않은
콩알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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