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관 책들의 말/인보/ 2023.3.18
서가에 꽉꽉 반듯하게
비석처럼 서 있다
항상 같은 포즈로 있어
눈알 굴리면서
재발 한 번 호명 해달란다
저들끼리 비좁고
지루하다 소리는 일체
내지 않으면서
나도 거풍 쐬고 바깥
풍경 보고 싶단다
책갈피와 책갈피
성별이 달라 꽉 조여
서 있는 자세가
아무런 성정을 느끼지 않으며
속살이 각기 달라 서로 버티는
힘으로 친숙해진다
구세주여
당신이 나를 호명 했어
이제부터 내 속까지
환히 보여 충성할래요
거풍
이렇게 좋은걸
휴가 나온 장정처럼
마음 편하게 펼쳤다가
귀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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