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3

도서관 책들의 말

호당의 작품들 2023. 3. 18. 10:59

      도서관 책들의 말/인보/ 2023.3.18 서가에 꽉꽉 반듯하게 비석처럼 서 있다 항상 같은 포즈로 있어 눈알 굴리면서 재발 한 번 호명 해달란다 저들끼리 비좁고 지루하다 소리는 일체 내지 않으면서 나도 거풍 쐬고 바깥 풍경 보고 싶단다 책갈피와 책갈피 성별이 달라 꽉 조여 서 있는 자세가 아무런 성정을 느끼지 않으며 속살이 각기 달라 서로 버티는 힘으로 친숙해진다 구세주여 당신이 나를 호명 했어 이제부터 내 속까지 환히 보여 충성할래요 거풍 이렇게 좋은걸 휴가 나온 장정처럼 마음 편하게 펼쳤다가 귀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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