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3

기울어지다

호당의 작품들 2023. 5. 25. 17:47

기울어지다 /인보/  2023.5.25

아름드리 소나무가 기운다
수령 수백 년 동안 
편애하는 쪽으로

인간의 마음이 왜 기우를 까
사련 邪戀이 끼이고 
황금알이 번쩍이고
힘 안 들이고 
냇물을 끌어들이고
이쯤이면 
공자가 아니면 기운다

가장 바로 서야 할 성문이
어떤 눈빛이 비치더라도
바로 서야 할 텐데
때로는 
엉뚱한 냇물을 끌어와서
흐름이 바르니 
성문은 바로 서 있다 한다

굽은 허리가 마음만 맑으면
소나무는 기울지 않는다
기울어지고도 바르다고 우긴다
이건 괴변이다

마음이 바르지 않으면 
편애를 괴변으로 정당화한다
어리둥절해하는 민초들
그 길은 굽고 비스듬하게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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