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무는 10월 /호당/ 2023.10.31
해님 당신의 사랑은
위대했습니다
곡식과 과일들
마지막 햇볕 받아 영글어
마무리하듯 옷매무시를
다듬는 중
나무들 다가올 날이
불안스러워 붉거나 노랗거나
입맛대로 색동 옷 갈아입을
채비하자
바람이 다독여 줍니다
찬 이슬 맞고 알아차린
메뚜기 눈알이 붉어지고
고추잠자리는 철없는 아기처럼
제멋대로 쏘다닌다
저무는 햇볕을 알기나 하나
해님
당신의 사랑은 위대했습니다
몸집 늘리거나 대를 이었습니다
편히 몸 다스리며 순리를
따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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