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3

저무는 10월

호당의 작품들 2023. 11. 1. 16:28


      
      저무는 10월 /호당/  2023.10.31
      
      해님 당신의 사랑은 
      위대했습니다
      곡식과 과일들 
      마지막 햇볕 받아 영글어
      마무리하듯 옷매무시를 
      다듬는 중
      
      나무들 다가올 날이 
      불안스러워 붉거나 노랗거나
      입맛대로 색동 옷 갈아입을
      채비하자 
      바람이 다독여 줍니다
      
      찬 이슬 맞고 알아차린 
      메뚜기 눈알이 붉어지고
      고추잠자리는 철없는 아기처럼
      제멋대로 쏘다닌다
      저무는 햇볕을 알기나 하나
      
      해님
      당신의 사랑은 위대했습니다
      몸집 늘리거나 대를 이었습니다
      편히 몸 다스리며 순리를 
      따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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