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심회란 이름으로/호당/ 2023.11.16
아홉 마음 젊어서
찰싹 붙었지만 세월에는
항복해야 한다
우표딱지 오래되면
바람 들어 쉽게 떨어진다
병들어 죽고 비실비실하고
쿨룩쿨룩
남은 여섯도 막 숨 쉬고
오늘 모임 셋
그것도 마음 콩밭에 둔 하나
바닷고기 흰 살점에
매운탕 바글바글
허겁지겁 처리하고 눈치 살핀다
잠시 자리 비운 사이
미꾸라지는 빠져 나갔다
콩밭엔 늙은 여인 치마폭에
게이트볼이 안겨 있으니까
늙은 아교풀엔 불나방을 끈다
마음을 아교풀로 붙일 수 없다
구심회란 이름이 점점 희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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