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짓는 몇 가지 방식 -생산- /호당/2024.1.7
내 밥솥은 거의 자정을 넘어
뚜껑을 연다
열어놓고 보면 공허한 허방같다
검은 쌀은 소화만 잘하면 괜찮은
시심의 밥상이 될 것으로 믿는다
남들은 이맘때쯤 단꿈에 젖은
시가 줄줄이 흘러나올 텐데
청솔가지 불에 눈물 콧물 흘려
생성한 시 한 편
누가 읽어도 상상이나 감이
잡히지 않은 불량품이 분명하다
삐걱거리는 관절음 들으며
도달해 봐야 맨 꼴찌
아무도 관절음에 부가한
가점은 없다
검은 쌀밥을 급히 먹은 탓인지
배는 부글부글
트림만 나고
소화제가 필요하다
검은 쌀밥을 청탁받거나
누구에게 진상할 곳 없는
낙제점 밥상을
대량 생성하고 혼자 박수치는
아린 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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