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鄕愁의 세계/호당/ 2024.1.6
내 머릿속에 사그라지지 않은
불의 씨 알갱이는 살아있다
차라리 향수라는 사치 하나
없더라면
내 뇌는 한쪽 어디 구더기가
슬고 있을 거야
고달프거나 아프거나 할 때
만사가 아픔에 귀결되어
내자를 들볶았을 것이다
온전한 몸통 피돌기는
활발하고 맥박이 초침처럼
쉬지 않으면 향수라는
사치 하나 나를 쑤신다
동구 느티나무야
서낭당이야
일가친척 가옥들 산천이
일제히 몰려 와 뇌리를 쑤신다
변장한 산천 들판에
봄은 오가고
향수병이 장작불처럼 활활 타다가
사그라진 잿불 속의 향수 불의
씨앗은 꺼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