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4

내 몸은 무너지고 있다-빈집-

인보 2024. 1. 10. 10:05

 
      내 몸은 무너지고 있다/호당/ 2024.1.10 처음 수양 삼아 골짜기로 막장까지 들어갔다 공기 좋고 물 좋고 신비의 세월이 흐른다 세상은 점점 밝아 이 골짜기까지 밤을 밝혀 주어 촛불이나 호롱불은 전설이 되거나 유모가 되었다 밤은 사랑을 쌓고 낮은 사랑을 심는다 자연은 변한다. 내 몸 한구석부터 쑤시고 찌그러지고 뒷산은 등 떠밀어 도시로 나가 진단받으란다 듣는 것은 새소리 물소리 바람 소리 왁자지껄 소리 듣고 싶다 실음 실음 앓는 도시병 이웃집도 옆집도 같은 병에 시달려 못 버텨 훌쩍 떠나버렸다 영혼이 떠난 몸통 하나둘 무너지고 찌그러진다 개미 떼거리처럼 잡초들이 우르르 달려들어 덮는다 영혼 없는 빈집은 쓰러져간다 이제 골짜기 빈집은 불 꺼지고 산 짐승의 영역은 무성하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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