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4

탄생과 사망

인보 2024. 2. 2. 17:01

탄생과 사망/호당/  2024.2.2

악천후에 난산처럼 탄생한 시
그것도 밤중 
모든 이가 잠든 시간에
초산이 보통 난산이 많은 것은
나와 같은 어중이떠중이가
생산한 시들이다

가당찮은 비유의 포대기를 
깔아 놓은들 포근하게 잠들
아기는 있을까

아들을 바라는 연년생 
딸 딸 딸로 마감해야 하는 이
바라는 시 탄생하지 않는다

아들이 우선이고 딸은 열외라는
고정관념
그 머리에서 상상하거나 
은유하거나 비유한들 
의미 있는 시가 탄생하겠는가
이렇게 탄생한 시는 죽은 시다

청탁도 없고 박수도 없는 시는
자기만족에 그친다
딸 딸 딸로 마감한들 
아들 아들 아들을 소망하는
생각의 전환이 없는 자의 
탄생과 사망은 대수로이 
여기지 않는 
우둔한 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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