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4

비상금

인보 2024. 5. 12. 11:42

비상금 /호당/  2024.5.11

내자 몰래 비상금을 갖는 일은 
내자를 속이는 일이다
어디 친구 만나면 빈 마음으로 
오가는 일은 밋밋해 차 한 잔 
나눌 때가 있다 
빈 지갑일 때의 난감함

거짓말은 불신만 남기 때문에 
비상금 따위는 두지 않으려
하지만 
위급하고 채면 면할 때가 있어
비상금은 필요하다

용돈이 넉넉하지 않다는 것을 
아내는 알고 있다
내색하지 않는 남편이 대견하다
낭비하지 않고 검소하게 산다는 것은
서로의 믿음 때문일게다

우연히 아내는 이불을 뒤지다가 
지폐를 발견
이건 틀림없이 남편의 비상금이다
약속이 무너지는 느낌

남편을 다그친다
맑은 날 벼락이란다
아차 
아들 등록금 모으려 한푼 두푼이다
돼지 저금통에 라면 떳떳할 것을
우리는 비상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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