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4

징검다리 돌이 쑥 뽑혀 다른 곳에 있을 때

인보 2024. 5. 18. 11:17

징검다리 돌이 쑥 뽑혀 다른 곳에 있을 때 /호당/2024.5.18

우주의 별자리는 자기들끼리 결속하는 듯 보인다
가령 큰곰자리. 작은곰자리. 등  
자리나 거리가 변하지 않는 것을 보면 안다

아버지는 팔 남매 돌다리를 만들고 우주에 
새로운 별자리가 생겼다
은하수를 건너는 별들의 편이를 주겠다는 것이다
어느 날 은하수 대홍수를 대비한다고 하여 
아버지를 따를 별 넷, 어머니를 따를 별 넷, 나누어 
큰 틀에서 새로운 작은 별자리를 생성했다
한 줄로 있다는 건 우주를 거역하는 일로 생각했기 때문

노여움이 오기 전 대피하고 나는 어머니 따라나섰지만 
아버지가 거리가 먼 것이 외롭게 느낀다

흩어져 새로운 별자리를 형성했지만 
아버지 별자리를 그리워했다
다시 한데 어우르고 싶지만 
아버지와 합치는 일은 불가능했다

천둥 치고 비 내리면 우산도 가려주고 
햇볕 빛나는 날엔 동행하여 
은하수에서 멱 감기도 했다

떨어져 나온 우주의 별들
사랑의 갈증을 느낀다
그 옛날 징검다리 별자리일 때가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