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4

마음이 늙으면

인보 2024. 5. 18. 11:03

마음이 늙으면/호당/  2024.5.16

화투장 뒤집고 고우 고우
술병이 뒹굴고 
마음이 뒤끓을 때야 
핏기 섰을 때

마음이 늙어 
제맛 따라 흩어지자
모임도 식은 밥처럼 
풀 끼 없어 시시하다

장작불 좋을 때야 
마음도 끓어 
화끈거렸지만
잿불처럼 식어간다

넷이 만나 입술만 
들썩거릴 뿐 
주워 담은 광주리는 
겨우 몇 문장
한 달 건너 만난들 
온기 없는 악수

겨우 4층 마음의 탑도 
구심력을 잃어 
이지러질까 한다
삶의 종점이 가까워서 
갖는 증상이 아닐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