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4

귓바퀴를 쓰다듬는 바람

인보 2024. 10. 9. 10:01


귓바퀴를 쓰다듬는 바람/호당/  2024.10.9

오래 지탱한 등뼈가 
구부정한 나이
된바람 불지 않으면
세세한 가지 이파리만 
팔랑거리는 
백양나무라서 좋다
곁에서 서로 지켜주는 한 쌍
원 없이 서로 바라볼 수 있는 행운
이 산을 같이 지키고 
가꾸고 있다는 건 
전생에 맺은 인연이 현현한 것에
행복을 누린다고 믿는다
고소한 참기름 향기
입속으로 흐르는 볶음밥을 
더 권하는 귓바퀴를 쓰다듬는 바람
사랑한다는 말 대신 
주섬주섬 그릇 부시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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