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4

찬 바람

인보 2024. 11. 28. 10:26

찬 바람  /호당/ 2024.11.27

찬 바람이 바짓가랑이부터
허리를 훑는다
내 방한의 허점을 노린다

오늘 
찬 바람 불다, 비 오다,
눈 오다, 햇볕 쬐다, 궂다

아랫도리 
내복 잃은 지는 70대였지
오늘은 자리 옮긴 나침반이
고정할 줄 모른다

현관까지 따라온 찬 바람
그제야 멈춘다
소파에서 내자와 사과 한 조각
주거니 받거니
이렇게 따스한걸
한 대에서 쓰러질 듯한 갈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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