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8

찢어진 양심

인보 2008. 3. 19. 09:59

찢어진 양심 
호 당 2008.3.18
푸른 풀꽃 시절
강좌를 듣고 일제히
차려 놓은 식당에
우르르 몰려 들어가
후닥닥 한 그릇을 비우고
또 한 그릇 
슬쩍 끌어다 먹었더니
굶주린 돼지였었나 고
낯선 눈총이 
일제히 쏘아 됐다
벌거벗은 몸으로 서 있었다
바깥은 새빨간 부끄러움의 소낙비
안은 죄책감으로 익은
새카만 양심의 우박을 맞았다
그런 후 지금까지
가면을 쓴 이중성의 양심이
가슴에 얼음 한 점 키웠다
녹지 않는 얼음 한 조각
녹이려
하늘 우러러 조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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