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둑을 걸으며
호 당 2008.4.11
얼릴 적
논둑을 걸으면
물씬 풍기는 거름냄새
그것은 토속적인 향이었다
그 속에 벼는
거머리 미꾸라지 우렁이
잡초들도 듬성듬성 같이 자랐다
거미들도 찾아주고
가을이면 메뚜기의 천국이었다
지금
지독한 농약냄새 맡으며
자라는 벼
오직 저들만의 터전
누구도 같이 살아야 할
빈틈 내어 주지 않는다
혹시 벼 이삭에
농약이 서리지 않았는지!
그래서 그럴까?
군중 속에서도
외로움을 젖는 것은
내 몸 외딴곳에 농약냄새
서리고 있어서 그럴까?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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