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민
호 당 2008.6.6
다 건너온 돌다리에 서서
오랜만에 내린 단비로
풍성한 개울물은
재잘거리며 흐르는 것을 보고
두 손 모아 떠서 마시며
사랑의 단꿈은 이런 거라고
친구는 중얼거렸다
한티재에 눈이 내린다
눈 구경 가고 싶다고 한다
무엇에 홀려 있던 친구는
눈만큼 싸늘해진 사랑이
녹으면 그만이라고
중얼거렸다
눈 녹아
봄 개울 얕게 흐르며
조잘거린다
얼간이 같은 친구는
또 중얼거렸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개울물 움켜잡았던 손을 보며
실 같은 연민도 흘러가면
추억이 된다고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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