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8

소나무뿌리

인보 2008. 7. 31. 17:18
    ♧소나무 뿌리 ♧

호 당 2008.7.31 메말라 얼굴 푸석푸석한 등산로다 어느 지점에서 한사코 흙을 움켜잡고 실핏줄처럼 얽힌 소나무뿌리를 보았다 처음은 땅속을 파고 있었을 텐데 발자취에 모진 세월에 시달리다 드러난 뿌리에서 모정을 느낀다 내 등이 짓밟혀도 등허리가 굽어도 흙을 움켜잡아야 내 핏줄을 지탱한다는 것 나 뿌리를 바탕으로 이곳까지 왔었고 지금은 뿌리가 되어 할 일 다 하고 있는지 생각한다 등산로의 뿌리에 모정을 느끼며 어쩔 수 없이 밟고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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