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뿌리 ♧
호 당 2008.7.31
메말라 얼굴 푸석푸석한
등산로다
어느 지점에서
한사코 흙을 움켜잡고
실핏줄처럼 얽힌
소나무뿌리를 보았다
처음은
땅속을 파고 있었을 텐데
발자취에
모진 세월에 시달리다
드러난 뿌리에서
모정을 느낀다
내 등이 짓밟혀도
등허리가 굽어도
흙을 움켜잡아야
내 핏줄을
지탱한다는 것
나
뿌리를 바탕으로
이곳까지 왔었고
지금은 뿌리가 되어
할 일 다 하고 있는지 생각한다
등산로의 뿌리에
모정을 느끼며
어쩔 수 없이 밟고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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