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통선
호 당 2008.8.2
꼬불꼬불한 길은
민통선 철조망에서
멈추었다
푸른 초목은
예나 제나 같아
무심히
푸름을 뻗고 있건만
한 마리 새는
날개 퍼덕이며
철조망 넘어
자유로이 넘고 있건만
나 여기
가로 놓인 철조망 앞에서
망원경으로만
넘보고 있을 뿐이다
날개 찢긴 산하는
무심한 세월만큼
묵묵하다
대동강 물은
남북을 적시고 있건만
우리도 철조망 넘어 까지
자유로이 밟을 수 없으랴!
포연이 사라진 반세기
더는 넘지 못하고
민통선 부근에서
서성거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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