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8

민통선

인보 2008. 8. 4. 07:12
    
    
      
      민통선   
      호 당 2008.8.2
      꼬불꼬불한 길은
      민통선 철조망에서
      멈추었다
      푸른 초목은 
      예나 제나 같아
      무심히 
      푸름을 뻗고 있건만
      한 마리 새는 
      날개 퍼덕이며 
      철조망 넘어 
      자유로이 넘고 있건만
      나 여기
      가로 놓인 철조망 앞에서
      망원경으로만 
      넘보고 있을 뿐이다
      날개 찢긴 산하는 
      무심한 세월만큼
      묵묵하다
      대동강 물은 
      남북을 적시고 있건만
      우리도 철조망 넘어 까지
      자유로이 밟을 수 없으랴!
      포연이 사라진 반세기
      더는 넘지 못하고 
      민통선 부근에서 
      서성거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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