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8

포장마차

인보 2008. 7. 28. 10:04
    포장마차에서 호 당 2008.7.28 어둠이 깔리면 여기 갖가지 세상사가 흘러나와 와글거린다 내가 포장마차에 들렀을 때 아직 귀때기 새파란 남녀가 소주잔을 두고 산 낙지를 쿡쿡 찔러대며 세파란 말은 몰라도 철딱서니 없는 말이 사랑인 줄 함부로 내뱉고 있었다 중년층은 끼리끼리 모여 말간 소주잔에 울분을 싣고 단칸방을 싣고 자식 놈 학비를 싣고 온갖 세상사를 실어 마신다 안주로 갖다 놓은 산 낙지는 꼬부랑꼬부랑 생명을 지키려 몸부림쳤다 그렇지! 내 몸에 울분만 찾지 누구의 포로가 되지 않는 한 산 낙지처럼 몸부림쳐 봤던가? 법구경 한 구절 안고 포장마차를 나서니 가로등이 환히 비추며 격려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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