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을 맞으러 가다
호 당 2008.10.1
친구들과 떼 지어
남으로 내려갔다
날마다
재생 필름에 익숙한 몸
오늘만은 뒤로 밀쳐놓고
낯선 생필름을 펼치니
신선하다
낯선 바람이지만
훈훈하다
금호강 낙동강을 따돌리고
섬진강을 맞는다
소백산맥 자락을 흘러
영호남을 적시는 섬진강
새파란 눈망울에
넓은 가슴으로 맞아준다
생필름이 돌아간다
재생하려 연신 셔터를 눌렸다
참게가 엄금엉금 기어 온다
은어가 시퍼런 배 번득이며
뛰고 있다
쌍계사 부처님이 웃고 있다
화계장터는 물건만 쌓고 있다
오늘 담은 주요 밑그림의 구도다
섬진강 품에 안겼다가 온
오늘은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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