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더지
호 당 2008.11.2
소나무 숲 옹달샘에
촉각 날개 펄럭이며
사랑의 전파 날려 볼
미래를 꿈꾼다
등록한 발자국은 두고
누구의 발자국도 없는
낯선 땅속을 개척하려
헤집고 간다
권모술수는 모른다
나만의 장비로
후각과 촉각의 안테나를
세워나갈 뿐이다
비뚤어진 빛 속이거나
찬란한 빛 속에서
왁자지껄하는 잡배들엔 멀리하고
생명의 땅속을 뚫어
볼록한 언덕에
새하얀 깃발 꽂고
단물로 목축이고는
때로는 주장만
앞세울 것이 아니라
일단 암벽과는 타협하여
차선책으로 비켜가야 했다
시련을 이기고
끈질긴 노력으로 이룬
뻥 뚫린 두더지의 생명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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