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는 푸른 초원에서 같이 놀고 싶다
호 당 2008.11.30
포성이 사라진지 반세기
초토화된 토양도 상처 아문지 반세기
그러면서도
같은 어미 소에서 태어난 황소는
자란 환경의 영향인지 판이한 성격
구름 낀 하늘아래 초근목피도
제대로 먹지 못한 황소는 사납기만 했다
뿔을 치켜 새우고 눈빛은 전의에 가득 차
살기 뚝뚝 떨어진다.
한쪽은 햇볕 쏟아지는 넓은 벌판에
풍요로운 목초에 마음껏 자란 황소는
순 하디 순한 양 같았다
살찐 초원에서 같이 풀 뜯고픈 데
사나운 뿔 무디게 하고픈데
구름 낀 하늘아래 메마른 초원은
자라지 못해 시들거려
한줄기 물줄기를 흘려보내 적셔보지만
어린이 약 먹지 않겠다고 발버둥치는 격
입을 열고 가슴 펴 서로 살찌우자면
어떻게 달래야 약 먹고 쾌유 할 것인가
풍요의 살찐 황소는 자애의
큰 포효 날려보지만 찢어진 작은 구멍으로
들어갈 뿐 미치지 못해 안타깝다
장막 걷어내고 강물 흘려
풍요의 초원에서 구름 걷어낸 푸른 하늘아래
같이 놀고픈 황소의 꿈 펼칠 날 기다린다.
그곳을
푸른 미래를 향하여 마지막 종점까지
살찐 황소는 뚜벅뚜벅 걸어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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