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8
청송 약수 탕에서 호 당 2008.11.24 나뭇잎들은 땀방울에 지쳐 있을 무렵 약수에 목말라 긴 행렬로 늘어 선이 가운데 오뚝한 여인 반짝이는 눈망울과 새하얀 이빨로 내 마음 앗아 가버렸기에 잔상의 그늘로 죽 버티어왔다 근골 들어난 나무들이 싸늘한 찬비에 떨고 있는 오늘 내 마음 한 꾸러미 표주박에 담아 주고 싶었던 여인은 어디 갔나 가지런히 잠자는 표주박 하나 깨워 약수 가득 담아 가슴 적시며 마음 달래고 있을 뿐 차디찬 정적만 쌓여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