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달샘
호 당 2008.11.21
나의 옹달샘은
가느다란 대롱으로
방울방울 흘려 모은 맑은 물
빈손으로 일구어 놓은
생명줄을 통하여
끊임없이 흘려 모으고 보냈다
예쁜 암탉 맞아 목축이면서
병아리 세 마리를 연신
물 주다보니 고이는 물은
항상 바닥이 보였다
낮이면 양계장에 나가
남의 병아리를 키우고
어깨 처진 날개로 돌아오면
삐약 거리는 새끼 병아리로
힘을 얻었다
병아리도 훌쩍 자라 떠나고
늙은 암 수탉만 남게 되었으나
흘려 오는 맑은 물은
둑을 넘지 못했다
얼마 고여 있지 않은 맑은 물
생명수로 누수를 단속할 뿐
훌쩍 늙어버린 세월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