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8

옹달샘

인보 2008. 11. 21. 20:43


      옹달샘 호 당 2008.11.21 나의 옹달샘은 가느다란 대롱으로 방울방울 흘려 모은 맑은 물 빈손으로 일구어 놓은 생명줄을 통하여 끊임없이 흘려 모으고 보냈다 예쁜 암탉 맞아 목축이면서 병아리 세 마리를 연신 물 주다보니 고이는 물은 항상 바닥이 보였다 낮이면 양계장에 나가 남의 병아리를 키우고 어깨 처진 날개로 돌아오면 삐약 거리는 새끼 병아리로 힘을 얻었다 병아리도 훌쩍 자라 떠나고 늙은 암 수탉만 남게 되었으나 흘려 오는 맑은 물은 둑을 넘지 못했다 얼마 고여 있지 않은 맑은 물 생명수로 누수를 단속할 뿐 훌쩍 늙어버린 세월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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