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려보낸 금붕어
호 당 2008.11.16
복사꽃이 필 무렵
밤이면 허공을 헤엄치는
금붕어 한 마리를 어루만지고
낮 동안은 차마 용기 없어
가까이 할 수도
자신 있게 등 뒤에 걸어 둘
화려한 그림도
내 놓을 수 없어 속만 끓였다
속되게 말하는
벌(伐)이라는 것 때문에
감히 쳐다 볼 수 없는
고래 등 기와집의 위세 때문에
꿈속에서나마 만날 수 있을 뿐
연이 닿아
금붕어를 만났을 때
어디서· 힘이 솟았는지
연분홍 눈짓하니
귀밑까지 빨게 지며 고개 숙였다
그 후
어둠의 그늘 속에서
헤엄치는 금붕어를 만나고
석벽의 딸기라도 물어주고픈
심정으로 마음 주었다
지느러미를 얽히면서
마음 나누었으나
고래 등 기와집 위세는
나를 짓뭉개었다
서둘러 짝 지워 떠나보내는
금붕어의 풍요로운 유영을 빌 뿐이다
어디서 가끔 샛별 쳐다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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