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8

흘려보낸 금붕어

인보 2008. 11. 16. 17:06

      흘려보낸 금붕어 호 당 2008.11.16 복사꽃이 필 무렵 밤이면 허공을 헤엄치는 금붕어 한 마리를 어루만지고 낮 동안은 차마 용기 없어 가까이 할 수도 자신 있게 등 뒤에 걸어 둘 화려한 그림도 내 놓을 수 없어 속만 끓였다 속되게 말하는 벌(伐)이라는 것 때문에 감히 쳐다 볼 수 없는 고래 등 기와집의 위세 때문에 꿈속에서나마 만날 수 있을 뿐 연이 닿아 금붕어를 만났을 때 어디서· 힘이 솟았는지 연분홍 눈짓하니 귀밑까지 빨게 지며 고개 숙였다 그 후 어둠의 그늘 속에서 헤엄치는 금붕어를 만나고 석벽의 딸기라도 물어주고픈 심정으로 마음 주었다 지느러미를 얽히면서 마음 나누었으나 고래 등 기와집 위세는 나를 짓뭉개었다 서둘러 짝 지워 떠나보내는 금붕어의 풍요로운 유영을 빌 뿐이다 어디서 가끔 샛별 쳐다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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