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롱불♣
호 당 2009.4.7
나
태어날 적에 갖고 온
호롱불 하나가
생명의 불꽃을 밝히는 심지는
얼마 남은 지 가늠 못하지만
이만큼 밝혀 온 삶에
다 닳아 갈 것이라는 것을
짐작하지만
오늘도 밝게 비추고 있다
생명의 심지에
더러운 기름찌꺼기로
불 밝혀
흐릿한 불빛 되지 말고
맑은 기름으로
불 밝힌다고 생각한 나
다해가는 호롱불의 숙명 앞
흔들리는 호롱불보다는
기름 심지 다해 스르르
사라지는 호롱불이라든가
회오리바람에
획 사라지는 호롱불 되고 싶다
그 길 가려 마음의 기름을
깨끗이 여과하고
생명의 심지에 불 밝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