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9

엉큼한 첫키스

인보 2009. 4. 2. 14:40

    
    엉큼한 첫 키스 
    **호 당** 2009.4.2
    어쩌면 처음부터 
    엉큼한 
    욕망을 밑뿌리에 간직하고
    있었는지 몰라
    처음엔 
    새빨간 꽃 한 송이 보고도
    감히 
    말도 꺼내지 못하던 
    얼간이가
    나팔꽃 덩굴손으로 
    엮어질 때만 해도 
    가슴만 뛰던 것이
    으슥한 골목에서
    알지 못한 
    곁뿌리 불쑥 치밀어
    꽃잎끼리 비빌 때 
    향기에 취해 몽롱했었다
    드디어 
    엉큼한 욕망을 분출시켜
    불 꺼진 가로등 아래서
    강도 5.8의 지진과 같은 
    첫 키스로
    가슴이 뛰었다
    그때 덩굴손이 가는허리를
    칭칭 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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