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9

흔적 없이 사라질지라도

인보 2009. 9. 10. 09:24

흔적 없이 사라질지라도
호 당    2009.9.10
이름 모를 풀꽃으로 지난다면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으리
살아있는 계절 속으로 
매진 못하고 제자리에 머무르리
후미진 골짜기에 핀 풀꽃
박차고 일어나 한파이기고
제 몸 다스린다면 지울 수 없는
흔적 하나 닦으리
가시덤불 하나 헤치고
번듯한 새길 하나 열어두면 
이름 없는 풀꽃들이 편히 걸어가리
계절 변하여 찬 서리 내리고 
찬바람 불어 메말라 
흔적 없이 사라진 풀꽃 되더라도
번듯한 새길 영원히 남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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