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9

흔적

인보 2009. 9. 9. 18:33

      흔적 호 당 2009.9.9 한 잎의 이파리로 팔랑거리기까지 많은 시련을 겪고 오늘에 이르렀다 꽃샘추위에 살을 애이고 모진 비바람에 몸 움츠리고 뙤약볕엔 땀 흘리며 이겨 온 보람 있어 어엿한 한 잎의 푸른 이파리로 살아왔다 지금은 노을 안고 알몸으로 서 있는 나무 나뭇가지 끝에 매달린 이파리 하나 ‘붉은 이파리는 황홀하다 제 갈 길 아는 이파리는 더욱 아름답다.’란 칭찬을 듣는다 근골이 드러난 나무 마지막 한 잎까지 떨어져 흔적 없을지라도 너를 살찌웠다 몸 불살라 토양까지 살찌우리라 흔적 없다 탓하지 말라 차라리 흔적 없이 사라져야 그 자리 누군가 대신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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