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잊을 때
호 당 2010.2.5
나를 잊을 때는
깜박거리는 신호일 때가 있다
자아를 잊어버릴 때야
사는 것이 아니라
그저 숨 쉰다는 것뿐
방문을 나서 한참 길을 걷다가도
나올 때 선풍기를 껐는지
대문의 키를 돌렸는지
자꾸 켕긴다
다시 돌아와 보면
얌전히 잠겼는데
잠시 생각의 한 뿌리가 꼬여
어딜 멋대로 쏘다니다가
돌아온 것일 것이다
그 생각의 뿌리 하나 때문에
나를 통째로 망가지게 하다니
늙어버린 시간 속에 뻗는
생각의 뿌리도 늙어서였지
그저
전멸 등만은 보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