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0
폐계 호 당 2010.3.20 거세당한 몸일까 온몸엔 동공투성이 뼈마디는 잘 켠 엿가락 같다 걸핏하면 깁스다 밀물과 썰물과 조석간만은 정확하지만 나는 순환을 잊은 적은 오래다 왕성하게 병아리 내보낼 때야 윤기 자르르 흐르고 논바닥 마를 날 없었건만 생산성 없는 폐계라고 자괴지심 할 필요는 없지 널브러지게 매달아 놓은 알알이 영근 열매들은 모두 내 무논이 질퍽할 때 이룬 것이니 조용히 들판에 뒹굴면서 폐계로 산들 보람이 아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