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가루♡
호 당 2010.4.15
꽃가루 날리는 철이다
나무들은 몸이 근질근질하여
불쑥 내밀고 요동쳐야 할 때
나무뿐이랴
생生이 파동을 일으킨다
연분홍 치마가 휘날린다
새파란 눈동자가 반짝인다
잠자던 바람이 일어나 휩쓴다
요동쳐야 되는 것 중에는
발정發情의 기질이 솟구치는 것들
꽃가루가 내 마룻바닥에 와서
쓰러졌다
그리다 쫓다가 끝내 얻지 못하고
누런 가루로 마감한 것
그래
봄은 색을 좋아한다
연정戀情을 활짝 터뜨리고
그래도 모자라면
연분緣粉을 흩날린다
새파란 풀꽃들이 출렁거린다
빛바랜 것들이야 미동도 없다
꽃가루는 오늘도 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