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0

홍어

인보 2010. 9. 6. 15:35


      
      홍어
      호 당  2010.9.6
      아직은 몰라 
      그 아릿한 맛
      발정기의 달밤이 환히 비출 때
      앞을 스치는 그 여인의 향내가
      홍어의 아릿한 향기처럼 
      내 코를 찌르면 나도 모르게 
      그녀의 꽁무니를 쫓을 거야
      덜 익은 사내들이야 
      그 진미를 모르겠지만 
      굳이 미식가가 아니더라도
      예부터 탐닉耽溺했다
      호색가처럼 홍어의 진미를 
      소나무 둔덕과 골짜기에서
      피어나는 그 향기쯤은
      쉽게 탐닉했다
      누구나 좋아할 살아서 피우는 
      냄새도 좋지만 
      호랑이 가죽 남기듯 
      죽어서 피우는 냄새
      그것도 곰삭을수록 
      짙고 오묘한 냄새
      누구나 
      회자 膾炙할 수 있는 냄새를
      홍어의 아릿한 맛처럼
      나는 피울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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