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 겉절이
호 당 2010.10.19
연한 무청을 보고 연약하고 아삭아삭 씹히는 겉절이가 먹고 싶었다
어제 백화점에서 만났던 아가씨가 성큼 다가왔다 성깔머리 부드럽고 연한 그녀 옆에서 심술부려도 웃음으로 대하던 그녀 마음을 빼앗아버린 그녀 같다
덥석 한 움큼 잡고 와서 심사대에 올려 통과한 것만 깨끗한 물에 거쳐 채반에 올리니 상큼한 푸성귀의 향에 눈망울이 파랗다 이제 남은 것은 수신불가의 음향을 쏟는 몸뚱이로 나의 오감을 달랠 것이다
나는 누구에게 마음 빼앗긴 일이 있던가 침샘을 끌어냈던 일이 있던가 아삭아삭 상큼상큼 푸른 향이 날개 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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