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0

공동묘지를 지나며

인보 2010. 10. 17. 12:02

    공동묘지를 지나며

    호 당 2010.10.17

    우거진 산등을 넘고
    공동묘지를 지나 집에 간다
    재잘거리다 늦은 귀갓길
    등에 맨 책보자기에
    필통이 철컥거리네
    파란불 치켜든 도깨비
    “오라버님 같이 가요”
    들은 이야기
    필통소리를 죽이려
    조심스럽게 옮긴 발자국
    머리카락이 빳빳
    따끔따끔한 송곳 땀이
    다듬이 방망이질하는 가슴이
    올빼미 눈에 두려움이
    겁에 질린 붙들린 참새 새끼다
    바스락! 쏴 바람 한 줄기
    소스라쳐 달린다
    등불이 보인다
    멀리서 날 부르는 소리
    엄마! 와락 안겨
    팔딱거린다
    따스한 어머님의 젖 냄새
    머리카락에 서리 내린
    초등 5년생 때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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