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0

검버섯

인보 2010. 10. 19. 16:50

      검버섯 호 당 2010.10.19 벌거숭이산이었던 것이 오랜 세월을 견뎌 솔이 우거졌어요 묵은 시간이 쌓인 바탕 위에 검버섯이 돋는군요 어둠이 깔린 밤이면 유난히도 빛나요 반들거리던 낯바닥으로 묘목을 키우고 낙엽을 끌어모아 부엽토에서 큰 재목을 길렀거든요 할 일 다했노라고 이끼 낀 이랑에서 검버섯이 돋았어요 인생 훈장인걸 무엇이 부끄럽겠어요 이것 때문에 야행성동물처럼 비열할 필요는 없어요 벌거숭이산을 살찌게 하였노라고 포자 없는 검버섯을 피웠노라고 큰소리치며 떳떳하게 보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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