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맞는 雲岩池
호 당 2010.10.25
어둠을 알아차린
까마귀 떼가
산을 넘을 무렵
내 옆구리를 스치던
발걸음 소리도 어둡다
잔잔한 미소 짓는
내 낯바닥에 노을이
잠시 내리다 사라지니
적막과 동침할 일만 남는다
땅거미가 깔리면
밥상머리로 歸巢는 본능인데
나, 조용히 가슴 안고
밤을 맞을 뿐이다
어둠을 몰고 온 찬바람에
몸을 가누지 못해
부들거리는 부들
나를 잡고
중심 잡아 밤새워라
낮게 깔린 수련이
한데 모여 몸을 맞대어
밤새울 준비를 한다
연잎이
고개 쳐들어 조등을 받아
되비추고
제 바짓가랑이 속으로
고기떼 불러들인다
어둠을 맞는 운암지
나, 조용히 받아들여
적막과 팔 베고 밤을 새우련다
내일의 여명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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