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0

너른 들판

인보 2010. 11. 13. 15:14
:
    
    너른 들판
    호 당  2010.11.12
    추수한 너른 들판은 망막하게 보인다
    노란 가을은 획획 지나버리고 
    넓은 가슴으로 풍성하게 품었던 것
    알알이 익었던 것을 남김없이 
    다 내어주고 그루터기만 남아 멀쑥하다
    알알이 훑어낸 지푸라기를
    다발로 뭉쳐 둔 흰 꾸러미가
    점점이 모여 엷은 햇볕을 쬔다
    보시하는 가슴은 항상 풍성한데
    이것마저 내어주고 나면 공허한 듯 
    메마른 가슴으로 비치지 않을까 두렵다
    계절은 되돌아오는 것이며
    메마른 가슴도 일구면 다시 
    풍성해지는 것이여
    때를 기다리며 마음 내리고 푹 쉬련다.
     
    

'자작글-010'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 한 가닥  (0) 2010.11.15
떨어진 낙엽  (0) 2010.11.15
푸른 눈동자들  (0) 2010.11.13
불심에 젖은 단풍  (0) 2010.11.13
미련  (0) 2010.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