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문으로 드나드는 바람 쐬다
호 당 2010.11.16
같은 문으로 바람맞고
커온 이의 마음 한구석을
같은 물길로 흘린 것인가
묵직한 몸짓으로
양쪽을 버틴 문주門柱
우람찬 명패를 단 문주
그 문을 스치는 바람맞은 이가
고희의 서릿발을 안고서
마음 한 곳을 같이 모았다
붕붕 바퀴는 얌전하다가도
덜컹거린다
그 리듬에 맞춰
마음이 새의 깃털에 얹혀 훨훨 난다
물 들린 나뭇잎 마지막까지 버틴다
마지막 잎새
새의 깃털이 어느 기항지에 닿을지
몰라도 지난해의 기백은 살아 기를
토했지만 끝 맥이 흐리다
서릿발이 더 내리기 전에
마음의 물길 넓게 트자
동문을 쏘인 바람맞은 이의
가슴으로
보이지 않은 물결이 스민다
더 깊게 더 강렬하게
지난해의 파동이 춤춘다
마지막 기항지는 몰라
지금 같은 바람 쐬고
같은 마음의 물길을 넓히고
같이 웃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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