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포항에서
호 당 2010.12.3
그날따라
인심 후한 후포항에
낮게 깔린 바닷바람이
세차게 휘몰아쳐
바다는 제 몸 가누지 못해
흰 거품을 막 토해내고 있었다
그곳엔
사로잡힌 바다생명이
석고 된 것이든
인큐베타에 있든
풍성한 만큼
그들의 뱃심도 두터웠다
일행은
쫄깃한 살코기를 앞에 두고
푸른 눈동자가
다발로 내려앉아
후포의 갯바람보다
더 훈훈하게 마음을 불어대니
직선의 마음이 부드러운
곡선으로 휘어져 녹아내렸다
포만의 가슴으로
후포항을 떠나며 빈다
두텁게 배추 이파리 쌓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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