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0

인연의 고리

인보 2010. 12. 4. 08:36
인연의 고리

호 당 2010.12.3

처음 만났을 때 맹물처럼
밋밋했었다
무미건조했었지
한 우리에 만난 암수탉이
본체만체했지요

한해 두 해 쌓일수록
진한 간장
진 국물로 변했지요
콩 국물에
간수를 친 것처럼
자꾸 엉켰지요

근래에 와서
진 국물에 맹물을 부어
희석하려
폭풍의 언덕으로
몰아넣으려 해요

안돼
그간 세월이 얼만데
폭풍을 맞더라도
쉽게 흩어지지 말자고
진 국물에 장작불을 피워
더 조렸지요
인연의 고리를 바싹 감았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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